2022. 09. 21~09. 30, <2022 창작스튜디오 자작 성과전>, 진해야외공연장 내 전시장, 창원

2025. 2. 12. 16:292022

전시 홍보 이미지

 

2022년 창작스튜디오 자작 입주작가 전시서문 발췌

경남도립미술관 김재환학예사


장건율의 작업은 크게 두 범주로 구분할 수 있다. 하나는 꽃의 형상이 남아 있는 구성회화이며 다른 하나는 꽃의 형상이 단순화되어 곡선과 면, 특히 원형(圓形)의 면만이 남아 있는 추상회화다. 구성회화 역시 현실의 꽃을 재현하고 있지는 않다. 그는 꽃을 보지만 꽃을 그리지 않는다. 그가 그리는 것은 꽃과의 만남이다. 만남은 언제나 각양각색이기에 매번 꽃과의 만남은 다른 이미지로 변형되어 그의 캔버스로 옮겨진다. 여기에는 무의식적으로 감정이 스며들게 된다. 감정은 곧 장건율 작가의 몸에서 흘러나온 것이기에 캔버스에 남겨진 꽃, 그 외 구성 요소들은 그의 존재를 추적할 수 있는 흔적이자 기록이다. 그래서 꽃 구성회화는 장건율이라는 작가가여기에 있었음을 증명하는 존재 증명의 매체가 된다. 그의 꽃이 도시적 색채를 된다는 일각의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그가 만나는 꽃이, 깊은 숲 속의 꽃이 아니라. 어느 카페의 꽃이고 어느 주택가의 꽃이기 때문이다. 그는 꽃을 그리지는 않지만, 그의 꽃은 그의 삶을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꽃 구성회화가 그의 감정. 존재, 삶을 담아내는 그릇이라면, 단순화된 선과 면으로 구성된 추상회화는 그의 존재가 가급적 배제된 순수한 캔버스에 가깝다. 물론 회화가 캔버스 자체에 집중하면 말레비치의 〈검은 사각형> 정도로 수렴되어 재현으로서의 회화를 전복하는 영역으로 가겠지만, 장건율의 추상 회화는 점, 선, 동그라미 등의 요소들을 활용한 구성의 조화를 추구하기에 회화가 회화로서 가장 즐거울 수 있는 순간을 찾는 과정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과정은 엄청난 양의 드로잉 연작을 만들어내는 꾸준한 수행을 전제로 하고 있다. 흥미로운 건 여기에 물성이 배제된 디지털 드로잉의 수행이 개입한다는 점이다. 그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인 passpartout에서 디지털 드로잉을 행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구성을 연습하게 된다. 이것은 이후 잉크 드로잉으로 이어지면서 선을 긋고 면을 만드는 숱한 시간을 소요하게 된다. 반복적 드로잉 수행은 결국 단순한 점, 선, 동그라미로 환원되는데, 여기서는 그의 존재 증명보다는 구성의 안성맞춤에 집중하게 된다. 그는 이 안성맞춤을 위해 다양한 구성 요소들을 자의적으로 캔버스에 배치한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이 단계에서 자연 대상은 그림의 구성요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만, 동그라미와 선으로 이뤄진 (pieces) 연작에는 묘하게도 자연의 흐름, 즉 에너지가 느껴진다. 결국 그는 그림이라는 매개를 통해 꽃과의 만남을 기록하고 나아가 자연의 에너지와 교감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pieces_oil on canvas_200×200cm_2022

 

 

 

 

 

 

 

 

 

 

 

 

 

pieces_oil on canvas_45.5×45.5cm_2022

 

 

 

 

 

 

pieces_oil on canvas_90.9×90.9cm_2022

 

 

 

 

 

 

 

 

 

 

 

 

pieces_oil on canvas_130.3×162.2cm_2022

 

 

 

 

 

 

 

pieces_oil on canvas_72.7×72.7cm_2022

 

 

 

 

 

 

 

 

 

 

 

 

 

 

 

 

 

 

 

 

pieces_oil on canvas_45.5×53cm_2022

 

 

 

 

 

pieces_oil on canvas_130.3×324.4cm_2022

 

 

 

 

 

 

pieces_oil on canvas_260.6×162.2cm_2022

 

 

 

 

 

 

 

 

 

 

 

 

 

 

 

 

 

 

 

 

 

pieces_oil on canvas_162.2×130.3cm

 

 

 

 

 

 

pieces_oil on canvas_130.3×162.2cm